......솔직히 지난 6월 말 즈음, 할머니 사고 이후 시점에서 구청일이나 와보숑쪽 일이나 조금씩 현자타임이 오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돈은 벌어야 하니까"라는 이유로 대충 땜질해 가며 버티고는 있었지만- 어제 새벽 의현라디오 REC 편집과 아침 구청 영상 편집을 연달아 끝내고 나서....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일단 구청 페이스북에서 지향하는 영상의 방향성을 아직도 잡지를 못했다. "아니, 5월 즈음부터 시작했으면 지금 즘은 방향성이 잡혀야 하는거 아닌가?" 반문할 수는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거 방향성을 못잡아서 대충 레퍼런스를 서울시 시청 페이스북 영상을 보고 레퍼런스를 잡아가며 만들어왔었다.
문제는 이 레퍼런싱도 한계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내가 만들려는 영상의 방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그것들은 "수정사항"으로 돌아오는 편이었다. 솔직히 그래도 6월 초까지는 버틸 수 있었다. 실제로 그 수정사항 대로 수정하는 것은 엄청 머리터지는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반응은 좋았거든.
그런데 문제는 이제 영상을 하나-둘씩 만드는 것은 좋은데, 항상 어떤 장소를 "취재"를 가게 되면 보통 그 장소의 분위기에 맞게 카메라가 돌아가는 버릇이 있다. 최근 몇곳의 장소가 그랬는데, 너무 조용한 곳이라서 카메라가 정적으로 돌아가다보니, 결국 나오는 영상은 정적이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취재한 곳도 그랬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구청에서는 "그래도 재밌게" 만들어주세요.... 라고 했지만 도데체 여기서 어떻게 재미를 찾아야 하는거지? 뭐 유치원생이라도 섭외해서 데려와야 하나?
결국 어제 아침, 나도 담당 주무관님과 조율을 하다가 결국 더 이상 생각이 안나서 다른 뉴딜분에게 그러면 취재를 하시는 거로 하는게 어떨까요... 하면서 반쯤 놓아버렸고, 결국 다음날 긴급회의 소집이 잡혀버렸다. (그로 인해 정말 회의가 끝나고 성북마을미디어센터도 부랴부랴 가야 할 거 같긴 한데...)
솔직히 이 부분에 있어 구청 분들을 탓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나에게 있다.
어느 순간, 카메라를 들면서도 어떻게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방향성만 잃으면 좋을텐데 문제는 촬영을 하면서 느껴야 하는 리듬감을 잃어버린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점점 내 삶 전체적인 방향성도, 리듬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젠 카메라를 드는게 조금씩 "즐겁지 않은" 상황에 오고 말았다. 문제는 그렇다고 지금 맡겨진 일들을 때려 칠...수는 없는 딜레마의 상황이고. 어떻게든 연말까지는 내 자신을 멱살잡아가며 끌고는 가야 하는데, 그럴수록 계속 정신적으로 지치는 내가 보인다.
게다가 지금 당장을 또 생각하자니, 8월 5일부터 있을 인도네시아 단선 촬영 출장도 걱정된다....
....젠장, 그냥 집에서 쫒겨나도 좋으니
그냥 음악을 하겠다고 가족들에게 엄포를 놓을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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