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요즘 나 안괜찮아



<오늘의 BGM은 La La La Love Song Piano ver. (Long vacation OST)>

"네. 뭐 그럭저럭 잘 지내고는 있습니다. ㅎㅎ 물론 자잘자잘하게 힘든 것들이 없다고는 못하지만, 이겨내고 있습니다."

보통, 페북이나 트위터, 인스타 등에 생일이 뜨면 (너무나 가벼운) 생일 인사를 건네는 버릇이 있다. 2월 즈음 최연옥 집사님이 생일이실 때 도리어 집사님이 잘 지내냐는 안부를 건네셨을 때.

처음에는 그냥 네. 잘지내고 있습니다... 정도만 쳤다가 왜였을까. 울컥하는 마음이 한 10초 정도 오르다가, 그 뒤의 문장을 이어서 타이핑했다.

그리고 몇시간이 지난 후였을까. 침대에 누웠는데, 그때가 새벽이었을거다. 

그냥 소리 없이 울고 있는 나 자신을 본다....



...30대가 가까워오면서 생긴 무서운 변화는, 이제 내가 교회 동생들한테 뭔 말을 할 때도 눈에 별로 그것을 반기지 않는 얼굴이 보이고,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걸 더 크게 느꼈던게 작년 추수감사절때였나, 생일때였나. 마이크를 잡고 뭔 말을 하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저 뒤쪽, 동희였던가, 현경이였던가 암튼 그쪽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표정이 싸늘해 보이는 그 모습에 나는 거기서 몇초 정도 얼어붙었나... 그 모습이 처음에는 그냥 기분탓이겠지 했는데, 몇번의 수련회, 그리고 교회 행사를 거치면서 그 두려움이, 단순한 어림짐작이 아닌, 사실이라는 것이 느껴졌을 때... 

"아, 이래서 그 유명한 교회를 떠났다 페이지에 사연이 올라가는 구나"

라는 섬뜩한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뉴딜일자리를 위치를 바꿔서이긴 했지만 2년째. 이젠 일을 한다는 즐거움이 반, 그러나 한편으로 이제 23개월 언저리 즈음까지 끝나서 취업이던 창업이던 강제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때가 오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같이 공존한다.  게다가 올해는 파트타임으로 절반, 그러니까 4시간의 시간을 얻었지만 그 댓가로 풀타임에서 받던 월급의 절반은 날아갔다. 그 나머지 시간은 프리랜서를 하던 해서 다시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 

하지만 와보숑 협동조합의 몇몇 이사님들이 걱정하시던 그대로 
1월, 2월 이후, 프리랜서쪽으로의 일감은 안들어왔다.

다시 4월 1일은 돌아오는데, 올해 생일은 감흥이 없다. 20대의 마지막 생일이라서 기쁨은 커녕 두려움이 더 앞서서 그런 걸까. 아니면 내가 태어난 날보다 이제부턴 내가 죽을 날이 언제인지 세야 하는 때가 온 것을 몸이 느끼는 것일까. 


....나는 이제 뭔가 열정이나 노력이나 의욕을 불태울 연료따윈 다 떨어졌다.
그리고 이제 뭔가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보려고 애 쓸 기력도 다 떨어졌다.

이게 하나의 프로레슬링 쇼 안에 있다면 조만간 나는 심경의 변화를 겪은 후에
누군가를 체어샷을 먹이면서 턴힐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이로울 정도라는 판단에 도달했다.




나 진짜로 안괜찮은데...


....정말로, 턴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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