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BGM은 이문세-솔로예찬>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이제 14일 후면 12월 25일, 성탄절이다.
아, 물론 나야 그날 방송실 뺑뺑이를 도는 날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살짝 편-안(...) 해지다가도
정작 올해마저도 솔로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한편으로는 "젠장!!!!!!!"을 넘어
"으아아아아아 18!!!!!!!!!!!!!! 아니, 28!!!!!!!!!!!!!!!!!"
이라는 단말마가 자동으로 나올 지경까지 왔더라.
그런데, 참 인생이라는게 살짝 무상하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대학교 1학년 때는 이제 스물이니까, "아! 그래도 대학생 때면 한번은 연애를 하겠지?" 라는 막연한 환상에 젖어들었다가 이제 이게 짝사랑 여러번으로 말아먹고, (그리고 내 대학교 친구들 한정 정작 사귀고 깨지는 경우 포함) 그런걸 이제 1년 - 2년 이렇게 겪고, 군대 갔다와서 몇번 더 데이니까
참 사람이라는게 슬프게도
연애세포가 거의 없어지는게 아닌 "완전 소멸에 가까워진 상태"를 최근 경험하고 말았다.
이젠 뭐 인연에 대한 환상도 다 깨지더라고. 그런데 또 반대로 그렇다고 "비혼"에 대해 다른 이들이 넌지시 물으면 "풋!" 하고 넘겨버리게 되더라. 왜냐면, 사촌형이 정작 "나는 비혼이야! 비혼이라고!" 라고 한게 몇년 전이었거든?
그런데 올해 10월 20일, 기어이 혼인증명서를 떼시더라고(!!!)
이제 몇년이 되었는지 모르겠다만 찬울이를 보면서 좀 많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대학교 2학년때였나 3학년때였나, "의현이형! 나 여친생겼어!" 하면서 배틀넷 안에서 자랑을 하던게 엊그제 같았는데.
(나찬울과 송의현은 그 당시 매주 목요일이면 아제로스에 출근도장을 찍던 참 와우인들이었다.)
어제, 그때부터 만난 여친분과 밥먹은 사진을 인스타에서 보고 나서 살짝 흐뭇하다가도
(진짜 "015B - 아주 오래된 연인들" 이라도 BGM으로 깔아줘야 할것 같은 마당.)
2018년에 와서도 나는 내 자신의 처지만 한탄하고 있는건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살짝 괴로움이 밀려오기도 하더라.
어쨌든 올해도 크리스마스는 또 솔로로 맞게 되었다.
그런데 교회를 다닌 다는 것의 장점을 성탄절이 다가올 때면 절절히 느끼게 된다.
(사촌형은 성당을 다니는 분인지라 그게 개신교쪽보다는 살짝 라이트하게 느껴지실거다. 올해는, 더더욱 더 라이트하게 느껴지시겠지.)
그게 뭐냐면
"아, 난 올해도 빡세게- 일하는 기간이구나.
지금 애인이 있고 없고의 걱정따윈 다 소거시켜가면서"
정말 그렇다. 방송실에서 장비를 매만지고, 특별설교를 카메라와 녹음기에 기록 (올해는 캡쳐보드 녹화 시스템이 있어 굳이 두개를 따로 건드릴 필요는 없어졌지만) 하고 할일이 살짝 끝나고 전도사님들 다 밑에 본당으로 내려가신 후 홀로 콕피트에서 앉아있을 때는 (정상적이라면 거룩한 기분이 들어야 하지만) 뭔가, 그냥 모든 것을 다 초탈한 아늑함이 느껴질 때가 많다. 그게 이제 한 5년 되다보니 (성탄절 특별예배 기록은 2011년부터 해왔다. 2013~2014년에는 군대에 있었을 때니까 그때를 빼면 2011-2012/2015-2018 이렇게.) 1년 - 2년일 때와는 확실히 다르고, 3년 - 4년일때는 또 다르더라. 올해가 6년째인데, 올해는 분명 콕피트에 앉아있는 것은 같지만 느낌은 확실히 다를거라 생각이 든다.
추가로, 내가 제목에 나의 뒤에 (아니, 우리의) 라고 적은 건 이유가 있다. 분명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사람이 나 혼자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잖아. 더 이상 나 혼자 끙끙 앓지 않으려는 약간 고얀놈 심보이자 물귀신 작전이긴 하지만, 대놓고 말은 안했지 이런 12월 23~25일까지의 성탄절 주간에 "그래, 괜찮아 나는 올해 성가대야..." 혹은 "그래, 괜찮아 나는 올해 방송실에서 빡세게 뺑뺑이 뛰어" 하면서 위안을 삼는 분들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괜찮다. 이 지면을 빌어 그런 분들에게 같이 "치어스!" 라는 한마디를 그냥 남기고 싶었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20일 후엔 스물 아홉이다.
.....이때까지도 그대로면 그땐 정말 답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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