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을 넘어선 절망



오늘의 BGM은 [KINO - 혈액형]이다.

이번주는 개신교 교단들의 총회가 있는 총회 주간이다. 솔직히 이때는 나도 교회 이야기를 많이 하지는 않으려 한다. 왜냐면, 싸움나기 딱 좋은 소재,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 그리고 추석이 무려 5일이라는 골든위크 덕에 일이 압축되어 몰빵으로 벌어져, 서울시나 성북구에서 하는 행사촬영에 온 정신을 쏟고 있기 때문도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 크리스천노컷이나 뉴스엔조이등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보도되는 합동교단 총회 소식에 심히 많이 실망했다. 아니 실망을 넘어 "절망" 했다. 이거 하나는 분명했다. 분명 합동 교단의 높으신 분들은 몇개월간 있었던 총신대 사태에서 "전혀 배운 것이 하나도 없다" 라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사랑의교회 사태까지 재점화 시키려 했으니 마음같아선 시나에게 당장 연락해서 거기서 이제 사역 관두면 안되겠냐는 심정까지 들었다가 참았다.

거기다가 더 뒷골을 잡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청어람ARMC와 성서한국에 대한 "저격성 안건 상정" 이었는데, 솔직히 구교(카톨릭)에 대한 저격성 안건 상정이야, 최근 몇달간 총신대-합동교단이 대통령과 총리에 엄청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 다음에 나왔던 이 안건은 개인적으로도 충격을 많이 받았다. 분명 합동교단 원로목사-담임목사 인원중에 CCC 인원이 있었다면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못느꼈을 가능성이 커서 이야기하자면, 성서한국쪽엔 홍정길 목사님이 있다. CCC 순장들 입장에선 나사렛 1기인 바로 그 순장님이 거기에 있다. 그런데, 이건, CCC 인원들 입장에선 후배 나사렛들의 하극상이나 다름이 없다. 하극상, 총신대와 합동교단에서는 일으키면 바로 "저놈은 퀴어 운동에 협력했다"라고 뒤집어 씌워 원큐에 치리-징계 대상이 된다는 바로 그 하극상이라고, ...이 개같은 교단 수뇌부 님들아.

(게다가 더 충격이었던 것은 이미 몇일전에 페북으로도 뜬 건이지만 새물결플러스는 아예 대표인 김요한 목사를 "이단성 시비"를 걸려고 시도했다는 거에 심각하게 충격먹었다. 물론 실제로는 올려지지 않았다고 하나, 그게 정말 통과되었으면 새물결에서 번역한 해외 신학자들의 전문 신학개론서는 "분서"될 뻔했다. 그러면 정작 그 신학개론서를 쓰고 있는 곳들도 난처해질 뻔했다. 실제로 거기서 번역된 신학개론서를 사용-인용하는 개신교 교회,단체,신대원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이미 몇달 전에도 언급한 사항이지만, 미디어팀 팀장으로 평신도 사역을 하면서 나는 좌절감을 너무 많이 맛봤다고 했었다. 아직도 유튜브-페이스북을 왜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의 반응이나, 장비 관리 부분이나, 장비 교체 면에서 그 세심한 하나하나까지 팀장을 맡고 그 2년동안 김철 전 미디어팀 팀장님이 느꼈다는 그 좌절감보다도 더 많은 좌절감을 느꼈다고 했었다.

이번에는 미디어 리터러시 측면에서 좌절감을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 분명 내가 아는 몇몇 목회자 분들은 "언론이 교회의 문제를 너무 크게 부풀리는 거야 걱정하지 마." 라고 하시긴 하지만 이미 그렇게 안심할 레벨은 넘어갔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니, 원래 프로테스탄트들의 정신이라는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semper reformanda est, the church must always be reformed)" 로 입각해서 생각하면 우리는 교회의 작은 문제에도 고통을 크게 느껴야 하고, 심각성을 크게 느껴야 하는게 맞는데, 지금 상황은 간단히 말하자면

그딴거 못 느끼고 있다. 특히 합동교단.

그래서 나는 올해 시즌 남은 몇주간 주일이 오는게 굉장히 힘들게 느껴졌다. 개인적인 가정사와 섞이면서 더 머리가 아파지고 - 오히려 주일이 끝나면 힘을 얻기는 커녕 더 지쳐갔다. 이젠 대놓고 말하겠다. 공교롭게도 우리교회는 담임목사님도 교체되신다. 보통 담임목사님이 교체되면 목회자건 평신도 사역자건 되도록 교체되는 것이 일종의 암묵의 룰같은 거라 하시더라.

그래서 나는, 올해 성탄절 시즌이 끝나는 대로 미디어팀을 김정희 권사님과 박승조 총무에게 맡기고 미디어팀을 아예 관두려고 한다. 그래요. 아예 나간다고요.

그리고 되도록이면 내년은 합동교단이나 CCC 측에서 요청하는 일들은 당분간 손 떼려 한다. 이젠 선을 넘어섰다. 정말 못참겠다는 것이다.

물론 교회에서 요청하는 최소한의 일은 교회 상황이 리더쉽 교체라는 특별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 부분에 있어 협조는 하겠지만 안정화가 된 이후에는... 그 뒤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아직 정확한 입장 정리가 이 부분만은 되지 않았다.)

이 글 기대하고 보신 분들에게는 미안하다. 실망을 넘어 너무 절망감을 크게 느껴서
이제는 나의 신앙마저도 회의감이 드는 것과 함께, 점점, 정신도, 지쳐간다.

댓글 쓰기

0 댓글